더블-박민규 책본거



박민규의 작법 스타일은 정말 초지일관하다. 그만큼 그의 냄새가 짙게 배어진 [더블]은 초지일관하게 자신이 말하고자하는 바를 말하고 있을 뿐이다. 담담하게 별 것 아니라는 듯이 중하층민의 삶을 엮어나간다. 두 권의 작품집을 하나의 작품집인양 포장한 작품인데, [더블]의 각 작품은 모두 누군가를 위해 써진 tribute들이다. 자신의 등단을 못보고 돌아가신 아버지, 치매로 고생하는 어머니, 옆집 형, 동료 작가,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한 구글의 창시자까지 그들을 위해 썼다지만 그들의 인생을 담지는 않았다. 그저 헌사만 할 뿐이다. 그럼 누구에 대한 이야기인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지금 숨 쉬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들을 데포르메 해놓은 것에 다름이 아니다.

본인은 자전소설이라고 우기고 있는 <축구도 잘해요>(작가가 자전소설이라고 우긴다면 할 말 없지만 자전소설로 SF쓰는 인간은 이사람 뿐일 거다.)는 선택을 강요당하는 우리의 모습이나 다름 아니다. 선택이 선택이 아니다. 휩쓸리는 운명에 순응하며 선택을 강요당한다. 마지막 “작가할 사람 없습니까?”에서는 솔직히 왈칵 눈물이 났다. 그도 “축구도 잘해요.”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나? 우리는 강요당한 선택의 육도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본다. 66만원 세대같은 말이 만들어지는 이 사회에서 선택지는 얼마나 다양할 수 있겠는가? 태권소년처럼 스펙을 쌓지 못한자의 선택지란 한량(限量)하기만 하다. 아니 없을 것이다.

박민규 작가는 자신의 소설에 다른 의미는 없다고 하지만 작가의 빈말만큼 믿음이 느껴지지 않는 말이 어디있겠는가. 결국 [더블]에 있는 작품을 다 읽고 남는 것은 쓸쓸함이다. <말 많을 절(龍X4)>(말 많을 절은 컴퓨터에서 구성하기 어려운 한자다. 64획이나 되는 큰 문자라 작품에 사용한 한자도 따로 파서 만들었다고 한다.)에서 마지막에 남은 사람의 모습이 그렇듯이 홀로 남은 자의 고통이 머릿속을 죄여오는 것만 같다.

마지막 작가의 말까지 읽으면 왜 두 권의 단편집을 하나의 작품집처럼 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추천사도, 약력도 걷어내 버리고 그저 다른 두사람이자 한사람인 박민규의 궤적을 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차갑게 식어버리고 지친 자신의 모습과 막 워밍업을 마친 자신 어느 쪽이든 자신의 모습일 테니까.

자신의 모습을, 그의 모습을,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을 테니까.


참, 지긋 지긋이 지극하다.1)



1) <지긋 지긋이 지극하다> 강연호 시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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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사람들은 사라. 강요는 안한다.




덧글

  • 優羽 2010/11/16 13:42 # 답글

    행님 오랜만에 포스팅 하십니다
    건강하신지요
  • 회색인간 2010/11/16 13:57 #

    건강하다, 너는 어떠냐? 나는 하루 한개 이상 독서 감상문이라도 올리련다. 지금 등단을 위해 단편 한 개 쓰는 중이었다. ㅋ 그래서 포스팅도 뜸했던듯
  • 優羽 2010/11/16 14:01 #

    저 지금 그라비아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재미는 있는데 평생 직장은 못 될 듯 싶습니다;
    이번에 있을 대학편입 준비하며 평생직장 찾을 궁리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회색인간 2010/11/16 14:02 #

    그라비아 회사!!!!!!!!!!!!!!!!!!!!!!!!!!!!!!!!
  • 優羽 2010/11/16 14:07 #

    .....변한게 없으시군요; 안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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